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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후 엄마품까지 한 달
출산 후 자가호흡을 해서 신생아실로 갔다고 전해 들었다. 나는 수술을 했기 때문에 바로 움직일 수 없고 출산 다음날까지는 누워만 있어야 했다. 때문에 아기를 볼 수 없었고 그다음 날이 되어서야 아기를 보러 갈 수 있었다. 아기를 보러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통증 때문에 힘들었다. 게다가 다인실이라 호출을 하면 간호사가 도와주러 오긴 하지만 왠지 미안해서 안 부르고 혼자 했는데 정말 너무 지옥 같았다. 일단 모션베드로 겨우겨우 일어나 앉았는데 내 다리를 보는 순간, 다리가 너무 처참했다. 앞서 두 번의 출산을 한 병원에서는 소변줄을 해도 팬티를 입고 그 안에 패드를 했었는데 여기서는 소변줄 때문에 속옷을 입히지 않았고, 그로 인해 중간중간 나오는 오로 때문에 다리가 엉망진창이었다. 바로 닦아주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서 아예 피딱지가 되어있는데 진짜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소변줄을 빼면 화장실을 갈 수 있는데 화장실을 가서도 소변을 받아서 얼마나 했는지 확인을 해야 해서 통에 넣어야 하고, 그 일련의 과정을 혼자서 하고 (수술 다음날은 너무 아파서 움직이는 것도 힘들다) 자리에 와서 앉아서 배드에 기댔고, 배드를 움직여서 눕히려고 리모컨을 잡으려는데 배드 옆에 끼워놓은 리모컨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아... 제왕절개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허리 숙이고 구부리고 돌고... 수술 며칠 후 까지는 정말 힘들다. 주워달라고 호출을 하려고 해도 호출벨은 머리맡에 있어서 몸을 돌려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되는 상황... 다인실에서 그냥 흑흑거리며 조용히 숨죽여 울었다. 지금 생각해도 진짜 너무 처참하다. 출산했는데 내 꼴이 이게 뭔지... 첫째 둘째 때는 가족실에서 다 같이 있었고, 초반에 잡다한 일을 남편이 다 해줘서 이렇게 힘든지 몰랐었다.
어쨌든 다음날 우리 막둥이를 보러 신생아실로 가려고 하는데 신생아실에서 먼저 전화가 왔다. 아기가 수유 시에 산소포화도가 자꾸 떨어져서 신생아집중치료실(NICU)로 들어가야 한단다. 이건 또 무슨 일인지...
얼른 아기 얼굴을 보러 신생아 실로 갔고, 2.3킬로의 작디작은 우리 막둥이를 볼 수 있었다. 둘째도 38주지만 2.3킬로에 나왔었는데 정말 너무너무 작았다. 아직 주수가 안 차서 얼굴에 털도 많았고 얼굴도 너무너무 작고 예뻤다. 코로나 때문에 신생아집중치료실로 들어가면 면회가 안된단다. 퇴원 때까지 얼굴을 보지 못하는 거다. 주변 얘기를 들으니 특별한 이벤트 없이 산소포화도만 떨어지는 건 금방 나온다고 해서 안심하고 일단 난 내 몸을 추슬렀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산후조리원에도 혼자 들어갔고, 들어갈 때만 해도 곧 아기가 퇴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조리원도 혼자 퇴소했다. 아기 없이 조리원 들어가기는 또 처음이고, 분명히 출산은 했는데 아기는 없고, 내가 출산한 건 맞는지 문득문득 마음이 너무 쓸쓸했다. 게다가 젖은 왜 이렇게 안 나오는지 짜도 짜도 30ml , 40ml밖에 안 나왔다. 아기가 물어야 젖량이 느는데 아기도 없이 기계로만 하려니 안 그래도 젖량이 적은데 양이 늘기 힘들지. 그래도 새벽유축을 잘하면 늘 수 있다는 말에 시간마다 일어나서 유축을 했지만 2주 동안 결국에도 40ml를 넘지 못했다. 그래도 병원에 있는 내 새끼 한 방울이라도 더 주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 후회는 없으니 된 거라고 생각한다.
병원에서는 매일매일 전화를 해서 아기의 상황을 알려준다. 오늘은 몇 킬로로 몇 그람 빠졌고 혹은 몇 그람이 쪘고, 우유는 얼마나 먹었으며, 상태는 어떠어떠하다라고 주말은 문자 평일엔 전화로 알려준다. 매일 전화를 받으며 언제쯤 나올까를 기대하지만 쉽지 않았다. 처음엔 산소줄도 안꽃았었는데 입원 며칠 후 산소줄도 꽂고 위관도 삽입했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찾아보니(그놈의 검색지옥) 아기 입으로 작은 호스를 위까지 밀어 넣는 것이었다. 얼마나 불편했을까... 생각하니 또 울컥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위관과 산소줄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떼었고, 그럼에도 수유 시에 산소포화도가 가끔씩 떨어져서(차병원은 아주 안정된 상태에서만 퇴원을 시켜주는 것 같았다. 솔직히 일찍 집에 온다고 해도 산포도가 자꾸 떨어지면 나도 불안할 것 같았다) 퇴원하는 시간이 빨리 오지는 않았다.
입원한 지 거의 3주쯤 되었을까 이제 수유 연습 하러 오라고 한다. 얼마 만에 보는 아기 얼굴인지, 거의 3주 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너무 작고 작은 소중한 내 아기,, 젖을 물려봤지만 아직 익숙지 않은지 잘 물지 못해서 결국은 분유로 수유연습을 했다.
먹다가 산포도 떨어질까 봐 발 쪽에 측정기를 달고 수유 연습을 했고, 혹시라도 산포도가 떨어지면 호출을 해서 간호사를 불렀다. 이틀에 한번 정도 갔는데 두 번 세 번째 정도 되니 거의 안 떨어지고 잘 먹었다. 분유 먹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일 줄 몰랐다. 입원한 지 거의 한 달이 되어서야 우리 막둥이는 형아 누나가 있는 우리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인큐베이터, 니큐 이런 단어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있은 줄 알았다. 태아보험 가입 할 때만 해도 이런 건 왜 들어야 할까 뺄까 싶었지만 금액이 얼마 안돼서 그냥 가입을 했었는데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 거고 미리 대비하는 게 보험이 맞나 보다. 내 병원 입원비도 다인실이라서 그런지 20여만 원 밖에 나오지 않았고, 막둥이는 거의 한 달을 인큐베이터에 있었는데 자기 부담금은 31만 원 정도만 지불했다. 보험공단에서 지불한 금액이 거의 전부였다. 영수증을 보니 총금액이 천만 원이 조금 넘었는데 자부담이 30만 원 정도이니 국민건강보험이 좋긴 좋다. 아마도 막둥이가 조산에 미숙아라 조금 더 할인이 된 것 같긴 했다.
그리고 보험사에 받은 보험금이 아기앞으로 총 470만원 정도 나왔고 산모 앞으로 40만원 정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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